one9
감사...
2003-01-23
감동적인 글을 읽고 함께 나누고 싶어 옮긴 것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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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시카고에 살고 있고, 남편과 아이들 셋에,

아흔이 되신 시할머님과 7학년 조카와 함께 살고

있습니다. 주중의 직업은 베이비시터이고,

주말에는 한국학교 교사이기도 합니다.



벌써 금요일입니다.

참 빠릅니다.



아침이구나, 하면 저녁이고,

주일이구나, 하면 어느 덧, 토요일입니다.

아이들이 방학인 이번 주는 더 빠르게 지난 듯합니다.

돌보고 있는 10개월이 조금 지난 아이의 활동량도

점점 늘어갑니다. 날마다 똑같은 생활, 어찌보면

참 단조로운 일상입니다. 일어나고, 밥하고,

아이들 돌보고, 먹고, 자고…,



내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.

실컷 책 좀 읽고, 푹 쉬고 …

하지만 정말로 저는 이렇게 못하는

지금의 이 생활을 즐기며 감사하고 있습니다.

이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까닭입니다. 일어나서

아이들 안아 주고, 밥 해 주고 이럴 수 있다는 것이

얼마나 큰 축복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까닭입니다.



어느 날, 밤에 잘 자고 일어났는데

전혀 허리를 움직일 수 없는 날이 있었습니다.

일어나기는 커녕,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엄청난 통증이

오기 때문에 방 안의 화장실에도 기어서조차 갈 수 없어서

오줌도 싸고, 미련하게도 내일 이면 낫겠지 낫겠지, 하면서

대 소변 받아낸 지 며칠 만에 119 부르고, 들것에 실려

갔습니다. 부끄럽다고 뭐 덮을 것을 달라고 하니까

하얀 천을 얼굴까지 푹 덮어 주었습니다. 죽은

사람의 대접을 받는구나...싶어졌습니다.



꼼짝도 하지 못한 채, 병원으로 가는 앰블런스

안에서, 무슨 무슨 검사다…하며 들어 가게된, 그 관 같은

곳에서, 뚜껑도 덮인 채 지내는 동안…참으로

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.

“이대로 살아 가는 것인가…!”

“이대로 죽어 가는 것인가…!”

“아이들은, 남편은…?”



큰 아이가 3학년, 둘째가 1학년,

막내가 3살때 겪었던 일입니다. 원인을 밝히는

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 동안 제가 눈물로 절규하며

드린 기도가 있습니다. “걷게만 해 주십시요.”



“죽게 하시면 죽는 것 하나도 겁나지

않습니다만, 아이들이 아직은 어립니다.”

"아이들 안아 줄 수 있고, 밥 해 줄 수 있고…,

더 바라지도 않습니다. 일상의 생활을 하게 해 주십시요…”



솔직히 남편보다도 어린 아이들로 인해

더욱 더 절절한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.



“급성 요추부 염좌”라는 병명과 함께

2 주간의 절대 안정의 누워만 있는 시간들을 지나서,

한 달쯤의 긴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하는 날,

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…

아직도 생생히 기억되며 감사하는 까닭입니다.



숨 쉴 수 있음이 감사하고…

사실은 말이 바꿔졌습니다.

"숨 쉴 수 있게 해 주셔서" 감사하고…



산소 호흡기 끼고 있는 환자도

얼마나 숨 쉬고 싶을까…숨쉬고 싶어도

그러지 못하니 누군가가 숨 쉬게 해 주셔야 함도

알았습니다. 볼 수 있는 눈 주셔서 감사하고, 들을 수

있는 귀 주셔서 감사하고, 제발 걷게만 해 달라고

기도했는데, 뛸 수 있는 다리 주셔서 감사하고…

가족 주셔서 감사하고…



아, 하늘을 두루마기 삼고, 바다를 먹물 삼아도

한없이 부어 주시는 사랑 다 기록할 수 없습니다.



집 앞 잔디에 오리 두 마리가 놀고 있습니다.

(이 곳은 오리,다람쥐,토끼들이 자유롭게 어디나

누비고 다닙니다. 오리 가족들이 차 길을 가로 질러

나들이라도 가는 날이면, 아무리 바쁜 시간이어도

“뒤뚱 뒤뚱” 그 오리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차 안에서

조용히 다 기다려 주는 모습들이 처음엔 그렇게

신기하더니 이제는 점점 익숙해집니다. )



그 옆에 토끼도 함께 있습니다.

다섯 마리가 뭔가 얘기를 나누나 봅니다.

오리가 물 속에 있을 때는 너무나 평안해 보이고

우아해 보이는데, 뭍으로 나온 오리는 영 볼품이

없습니다.무엇이 진정한 은혜이고 평강인지를

다시금 새기는 아침입니다.

평안하십시요.